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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성이의 건설현장 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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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성이의 건설현장 목수   / 짧고 무서운 이야기



늦여름 밤, 달빛만 희미하게 건설현장을 비추고 있었다.


현장 안전관리 신입인 나는 선배와 함께 야간 현장 순찰이 일과가 되어 있었다.


철근공들의 소란스러움에 이웃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해 범죄 예방을 위한 순찰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광활한 공사장 한 켠에는 철근공들이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거나 건설 노무자들 끼리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현장 순찰을 시작한 이후 노무자들은 조용해졌다. 하지만 그 평온한 시간이 한순간에 바뀌었다.


손전등 불빛이 비추는 저 너머에 피투성이가 된 노무자가 쓰러져 있었다.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고,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서둘러 달려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의식이 흐릿했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번 달은 안전의 달이다. 현장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나는 못이 튀어나온 거푸집을 치우고 철근 끝에 고무 캡을 씌우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을까. 피투성이가 된 노무자 걱정보다 사고가 난 것이 더 억울했다.


일단 수건으로 응급처치를 하면서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지 않으면 현장소장에게 보고도 할 수 없다. 심약한 선배는 대량 출혈을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 때 선배가 허둥지둥 소리를 질렀다.

"구급차, 구급차, 구급차, 구급차!"

그래, 완전히 잊고 있었다. 구급차를 불러야지!


급히 구급차를 불러 구급대원에게 응급처치를 받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노무자의 피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고, 그의 의식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한 지 약 30분이 지났을 때 그는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출혈로 인한 사망이었다.


혈액량의 40% 이상을 잃으면 심장마비나 의식상실이 발생해 생명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그 현실을 목격했을 때, 나는 문득 석가모니의 독화살 교훈이 떠올랐다. 석가모니의 그 비유에는 병사가 독화살을 맞았을 때 그 화살을 뽑지 않고 누가 쐈는지, 무슨 독을 썼는지 알아내려고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병사는 독에 중독되어 죽고 만다. 이 고사가 주는 교훈은 긴급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따지기보다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달 후, 현장 사무실에서 쉬고 있는데  목수가 쓰러졌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나와 선배는 서둘러 3층으로 올라가 그 목수를 현장 사무실로 옮겼다.


몸을 계속 흔들며 큰 소리로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고, 눈을 감은 채 움직이지 않는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 의식을 잃으면 안되!! 정신차려!!'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계속 그의 몸을 흔들며 정신 차리도록 불러댔다.


곧바로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결국 그 목수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설쳤다. 꿈속에서 불쌍한 얼굴의 목수가 나타났다.


그는 무언가를 호소하려는 것 같았다. 그때 내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뇌출혈의 경우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무지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무거운 교훈을...


끝)


(#  뇌출혈 환자를 흔들면 두개골 내 출혈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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